[공동성명]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관한 입장문
최근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둘러싸고 ‘폭력 사태’, ‘비문명’을 운운하거나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거’, ‘여대출신 채용 배제’, ‘54억 시위 피해’ 등의 말이 정치인과 기업, 언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여러 맥락과 상황을 소거시킨 채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 학생을 학교공동체의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학교의 행태를 승인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학생 측은 학교 본부와의 면담에서, 지난 3월 이루어진 학제 개편이 학생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통보의 방식으로 추진된 점, 당시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도 도입을 강행한 사례를 들며, 학교 본부의 비민주적 행태에 문제제기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구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남녀공학 전환과 같은 중대한 사안은 학교공동체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반영해야 함을 확인하며 이 과정이 배제된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중앙운영위원회(학생 측 대표)는 11월 21일에 학교 본부와 진행한 제2차 면담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대한 대학 측의 입장문 발표를 약속받고 이후 본관을 제외한 건물에 대한 점거를 풀겠다고 약속하고 총학생회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학 본부 측은 11월 25일 진행된 제3차 면담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 철폐’는 약속한 적도 없고 약속할 수도 없다며 ‘불법’, ‘법적 조치’ 운운하며 학생들을 겁박하고 있다.
학교는 학교공동체의 민주적 운영에 관한 학생들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커녕, 여전히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외부 세력의 참여’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학생들의 시위를 폄훼하고, ‘(수업 정상화를 위해) 설득이 아니라 학생회에서 명령을 해야 한다’는 반민주적 요구를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학교 측이 학생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업무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민주주의 교육공동체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일들을 부끄러움 없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상황임에도 학교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비판과 민주적 학교공동체의 회복에 집중하기 보다는 현 상황을 ‘불법’, ‘손해’의 프레임으로 이동시키는 정치권과 언론의 부적절한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특히 채용성차별까지 시사하는 공공기관장과 기업의 차별적 언행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불법’과 ‘손해’의 프레임으로 규정하고 학생들을 ‘악마화’하는 정치권, 언론, 기업의 성차별적 시선과 태도가, 그리고 이런 담론에 힘 얻은 혐오세력들이 온라인 상에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협박과 혐오발언을 쏟아내는 현실이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정치권, 언론, 기업이 보여주고 있는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행태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학교와 학생 간 평등하고 투명한 의사소통 절차를 보장함으로써 민주적인 학교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학생 의견 수렴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논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 그 책임은 전적으로 학교에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문제 제기와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대화에 나서라. 또한 정치권과 언론은 성차별과 여성혐오에 근거한 혐오 표출을 즉각 중단하라.
2024년 11월 27일
강릉여성의전화, 강화여성의전화, 거창여성회,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장애인연대, 경남여성회, 경주여성노동자회, 고양여성민우회, 광명여성의전화,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군산여성의전화, 군포여성민우회, 기독여민회, 김포여성의전화, 김해여성의전화, 김해여성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디딤장애인성인권지원센터,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목포여성의전화,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의전화, 부산여성회,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의전화,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성남여성의전화,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회, 시흥여성의전화, 안산여성노동자회, 안양여성의전화, 영광여성의전화, 울산여성의전화, 원주여성민우회, 익산여성의전화, 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전주여성의전화, 진주여성민우회, 진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살림공동체, 창원여성의전화, 천안여성의전화, 청주여성의전화, 통영여성장애인연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총 67개 여성단체)
[공동성명]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관한 입장문
최근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둘러싸고 ‘폭력 사태’, ‘비문명’을 운운하거나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거’, ‘여대출신 채용 배제’, ‘54억 시위 피해’ 등의 말이 정치인과 기업, 언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여러 맥락과 상황을 소거시킨 채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 학생을 학교공동체의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학교의 행태를 승인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학생 측은 학교 본부와의 면담에서, 지난 3월 이루어진 학제 개편이 학생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통보의 방식으로 추진된 점, 당시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도 도입을 강행한 사례를 들며, 학교 본부의 비민주적 행태에 문제제기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구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남녀공학 전환과 같은 중대한 사안은 학교공동체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반영해야 함을 확인하며 이 과정이 배제된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중앙운영위원회(학생 측 대표)는 11월 21일에 학교 본부와 진행한 제2차 면담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대한 대학 측의 입장문 발표를 약속받고 이후 본관을 제외한 건물에 대한 점거를 풀겠다고 약속하고 총학생회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학 본부 측은 11월 25일 진행된 제3차 면담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 철폐’는 약속한 적도 없고 약속할 수도 없다며 ‘불법’, ‘법적 조치’ 운운하며 학생들을 겁박하고 있다.
학교는 학교공동체의 민주적 운영에 관한 학생들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커녕, 여전히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외부 세력의 참여’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학생들의 시위를 폄훼하고, ‘(수업 정상화를 위해) 설득이 아니라 학생회에서 명령을 해야 한다’는 반민주적 요구를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학교 측이 학생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업무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민주주의 교육공동체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일들을 부끄러움 없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상황임에도 학교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비판과 민주적 학교공동체의 회복에 집중하기 보다는 현 상황을 ‘불법’, ‘손해’의 프레임으로 이동시키는 정치권과 언론의 부적절한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특히 채용성차별까지 시사하는 공공기관장과 기업의 차별적 언행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불법’과 ‘손해’의 프레임으로 규정하고 학생들을 ‘악마화’하는 정치권, 언론, 기업의 성차별적 시선과 태도가, 그리고 이런 담론에 힘 얻은 혐오세력들이 온라인 상에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협박과 혐오발언을 쏟아내는 현실이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정치권, 언론, 기업이 보여주고 있는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행태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학교와 학생 간 평등하고 투명한 의사소통 절차를 보장함으로써 민주적인 학교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학생 의견 수렴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논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 그 책임은 전적으로 학교에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문제 제기와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대화에 나서라. 또한 정치권과 언론은 성차별과 여성혐오에 근거한 혐오 표출을 즉각 중단하라.
202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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